안녕하세요.
월화 기초드로잉 강의 후기 간만이네요.
오늘은 스피드 드로잉 편입니다.
[안00 님의 그림]
수강생분이 처음 수업 들으시면서 그린 얼굴입니다.
이때부터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선 느낌을 개선해야겠다고….
하지만 기다리고 기다렸습니다.
[안00 님의 그림]
그리고 때가 온 걸 느꼈습니다.
진도가 꽤 나가고 나서
선의 변화가 없자 스피드 드로잉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스피드 드로잉이란 무엇이냐!!
말 그대로 빠르게 그리는 겁니다.
크로키와 별반 다를 바 없지만,
몇 가지 지켜야 할 사항이 추가로 있어서
굳이 이름 같지 않은 ‘스피드 드로잉’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안00 님의 그림]
위의 그림을 보시면
같은 인물, 같은 포즈인데도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빠르게 그리면 자연스러운 선이 나오고,
포즈도 자연스럽게 보입니다.
그 이후에 선을 정리해 주셨는데,
아직은 초기라 그런지 다시 뻣뻣해지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이전에 비해서는 확실히 좋아진 것 같아요.
요령은 이렇습니다.
원래 그림을 그릴 때는
그림을 크게 그리면서 선을 얇게 연습하시는 게 좋습니다.
이 부분은 첫 수업 때부터 늘 하는 말이죠.
처음 그리시는 분들의 특징.jpg
처음에 보통 선을 짧게 끊어서 여러 선을 겹쳐 그리거나
두껍게 그리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의 눈은 그 안에서
가장 이상적인 선을 보게 되죠.
하지만…
나중에 막상 선을 정리하면 엉망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얇은 선으로 정리하시면
내가 형태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가 절실히 드러나게 됩니다.
그러면 잘못된 부분을 빠르게 캐치하고
드로잉이 빨리 좋아지게 되겠죠?
…
하지만 스피드 드로잉에서는 반대로 갑니다.
그림은 작게,
선은 굵게,
확대는 되도록 하지 않고.
스피드 드로잉의 목표는
디테일하고 섬세하게 그리는 게 아니라,
시야를 넓혀서 그림 전체를 보면서
전체적인 느낌을 빠르게 잡는 게 목표입니다.
그것도 빨리 많이 그리면서!
그리고 추가로 선의 느낌을 개선할 겁니다.
선을 되도록 끊지 않고 이어서 그려보시면 좋아요.
항상 그렇게 연습할 필요는 없지만,
선이 너무 딱딱한 느낌이 든다.
싶을 때 가끔 스스로에게
‘한 붓 그리기로 하자.’라는 제약을 걸어보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 유지인데요.
위의 같은 경우는
같은 시간 동안 그은 선 입니다.
왼쪽은 천천히 가다듬으면서 그은 선이고,
오른쪽은 빠르게 쉬지 않고 그은 선 입니다.
선을 정리하실 때 깔끔한 게 좋긴 하지만,
너무 천천히 긋게 되면
그려진 이미지가 다소 경직되어 보입니다.
아까 초반에 보여드렸던 안00 님의 이미지에서
같은 포즈라도 다른 느낌이 나는 경우이죠.
그래서 중간에 느려지지 않고
속도를 유지해 주면서
계속 빠르게 그리셔야 합니다.
[안00 님의 그림]
한 선 그리기는 아니지만,
이후에 많이 좋아졌습니다.
동세도 훨씬 자연스러워 보이네요.
시간제한을 스스로 두고 그리시되,
시간 내에 못하면
바로 다음 그림으로 넘어가세요.
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모자랐는지를 기억하세요.
만약에 상반신 밖에 못 그렸다면
두 배로 빨리 그리면 되겠죠?
망치셔도 좋습니다.
미완성이어도 괜찮아요.
이 그림은 일생에 남길 역작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정성을 쏟은 그림도 아니에요.
스피드 드로잉은
빨리 많이 그리면서
전체적인 느낌 (비율, 동세, 분위기 등)을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응용 편 1 – 명암 표현
어느 정도 익숙해지셨다면
몇 가지를 추가해보시면 좋아요.
선에 강약을 준다거나
명암을 표현한다거나
하는 식이죠.
응용 편 2
아까 시간제한을 갖는다고 했는데
만약에 시간이 남는다면
레이어를 더 활용해보셔도 좋습니다.
한 번 그린 것을 스케치 삼아 진행하는 것이죠.
위에 붉은 부분은
선을 긋는 와중에 다음에 어떻게 그을 지 고민한 흔적입니다.
선을 잠시 멈춰서 생각을 하면
다시 선은 느려지고 뻣뻣해지겠죠.
그래서 생각을 하는 중에도 선을 계속 그으면서 템포를 유지해 준 겁니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