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웹툰 <AI 유하> 지홍주 작가 데뷔 인터뷰

네이버 웹툰 <AI 유하> 지홍주 작가 데뷔 인터뷰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다면 항상 끊임없는 자기 객관화를 가지고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자기 작품에 대한 프라이드를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라면 기꺼이 자존심을 꺾고 바꿀 수도 있는 용기요.

 

1. 안녕하세요. 지홍주 작가님.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네이버 화요 웹툰 의 그림작가로 데뷔하게 된 지홍주 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2. 웹툰 작가를 직업으로 선택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만화가가 되고 싶다는 꿈은 늘 있었습니다. “만화는 돈을 못 버는 직업이다.”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현실과 타협을 해보려 했던 적도 있었어요. 덕분에 돌고 돌아 조금 늦게 시작하게 되었지만, 결국 펜을 다시 잡게 됐고 그건 정말 잘 한 선택이었다 생각해요.

 

3. 와이랩 아카데미 직원이셨는데, 작품 연재까지 어떻게 준비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아카데미에 입사를 한 후, 이젠 이거밖에 없다는 생각에 닥치는 대로 그림을 그렸던 것 같아요. 처음 1년 동안은 콘티를 무작정 짜보고 그림을 그리는데, 생각보다 제 실력이 너무 형편없게 느껴지더라고요.

그 후로는 원장님 또는 아카데미의 강사님들께 조언도 구하고 궁금한 점도 귀찮을 정도로 물어보면서 공모전을 준비했어요. 아카데미에서는 일을 하고, 집에서는 혼자 새벽 늦게까지 원고 준비를 하면서 정말 공모전이 있을 때마다 거의 다 냈죠. 정말 몸이 부서져라 했습니다 ㅎ-ㅎ

최근에는 최강자전에 두 번 정도 올라갔던 적도 있었는데, 학원의 콘티 페어 행사가 여러 가지로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4. 데뷔 소감은 어떠신가요?

버킷 리스트의 항목 중에 ‘올해 안으로는 제발 데뷔하기’가 있었는데, 6년 만에 체크하게 되어서 너무 기쁩니다>< 반나절 정도는 정말 행복에 취해있었고요. 그 뒤로는 이제 주 마감을 어떻게 해내야 하나, 차기작은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더라고요. 요즘은 또 부족한 점들이 자꾸 눈에 보이다 보니, 그게 조금 더 걱정되기 시작했어요. 기대감보다는 불안함과 초조, 심적인 부담감이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5. 데뷔 작품인 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유하라는 여주인공이 뜻하지 않게 AI 가수로 데뷔를 하게 된 후, 그녀를 좋아하던 찐 팬인 도현을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는 로맨스물입니다. 로맨스적인 요소도 물론 있지만, 저한테는 그와 그녀가 서로로 인해 한 발 한발 내디뎌 가는 성장물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6. 매 화 자신만의 원고 완성 과정을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글 작가님께 글 콘티를 받고, 그림 콘티 작업 하루 정도, 작화와 배경 작업 및 보정, 편집까지 거의 일주일을 다 쓰는 것 같아요. 최근에 채색 어시님과 일을 하게 되어서 숨 쉴 틈은 조금 생겨서 다행이에요 ㅎ-ㅎ

 

7. 원고 작업하면서 어려움이 있다면?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고 계시나요?

아무래도 그림이 마음처럼 안 그려질 때가 아닐까 해요. 가끔 슬럼프가 온 것처럼 펜 선 하나 긋는 것도 마음에 안 들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너무 스트레스도 받고 눈물도 나지만 어쩔 수 없이 그냥 무작정 그리는 것 같아요. 거의 하루 종일 앉아있다시피 하는데 결국에는 어느 순간 꾸역꾸역 그리고 있고, 뒤돌아보면 “어? 그래도 요만큼이라도 했네?” 하는 순간이 오더라고요. 매 원고뿐만이 아니라 그런 식으로 어느 순간 성장해있는 저를 보면서 요즘은 그렇게 슬럼프가 찾아올 때면 “아 또 그림이 늘려나 보구나~” 하고 넘기려고 마음을 다잡는 편이에요. 근데 여전히 힘들기는 해요. 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은 꼭 그게 찾아오는 것 같아서 좋으면서도 두렵더라고요 하하

 

8. 웹툰/만화를 공부한 경력(전공, 학원, 독학 등)이 어떻게 되시나요?

유치원생 때 미술 학원을 한번 다녀본 것을 끝으로 따로 공부를 심도 있게 한 적은 없었어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그림이 무작정 좋아서 그리기만 했지 무언가를 배워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하질 못 했던 것 같아요. 그런 학원이 있다는 것조차 몰랐고요.

아카데미에 입사하면서 체계적으로 나뉘는 클래스들을 보며 아 이런 식으로 웹툰이 만들어지는 구나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원고 준비를 무작정 시작했는데 그때 원장님과 강사님들께 여러 가지 조언이나 참고 자료 등을 추천 받았던 것들이 참 많은 도움이 됐어요.

데뷔를 앞두고 자꾸 여러 가지 부족한 부분들이 눈에 밟히기 시작해서 최근에는 해부학 공부를 시작했는데 배움의 끝은 없으니까 얼마 뒤에는 직원이 아닌 수강생으로서 아카데미를 방문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ㅎ-ㅎ 항상 도움 주셨던 분들께 감사합니다

 

 

9. 이제 프로가 되셨는데 그 동안 공부했던 것 중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무엇일까요?

작가님들의 조언과 원장님의 조언이요! 와이랩 아카데미의 수업이라면 더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엄근진) 질문 외적인 부분으로, 물론 혼자 여러 가지 자료들을 찾으면서 할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같은 길을 걷는 분들과 함께 무언가를 얘기하고 공유하고, 나아가는 느낌을 받는다는 건 혼자서는 쉽지가 않거든요. 저 또한 무작정 그리기만을 반복했다면 아마 이렇게 6년 동안 끈질기게 한다는 게 과연 가능했을까 생각은 들어요. 웹툰 작가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인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다스릴 줄 아는 능력, 그리고 열정에 매번 불을 지펴줄 선의의 라이벌들이 참 중요한 것 같은데 그것들을 다 같이 할 수 있는 게 작가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모인 에너지 넘치는 아카데미 같은 곳이 아닐까요? +요즘 공부하고 있는 해부학도 도움이 꽤 되는 것 같아요!

 

10. 프로 웹툰 작가로서 현재 가진 포부는 어떤가요?

초등학교 때 아버지께서 보여준 첫 영화가 지브리 만화였는데 그때의 신선한 충격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런 꿈과 감동을 줄 수 있는 만화가가 되고 싶다는 꿈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늘 굳혀져 있습니다.

요즘은 그것에 더해서 작가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부끄럽지 않을 수 있도록 언제나 최선을 다해 좋은 작품을 연재하는, 그런 ‘작가다운 작가’가 되고 싶어요.

시간을 내서 제가 그린 만화를 봐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어떤 감정들을 충분히 줄 수 있었으면 하고, 단순히 자극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작가가 아닌 다소 밋밋하더라도 시간을 두고 길게 여운이 남아서 다시 한번 생각이 나는 그런 작가요.

 

11. 앞으로 하고 싶으신 작품은 어떤 작품인가요?

사실 저는 판타지나 호러, 그 이외에도 성장물 같은 편안한 감성의 장르 등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마음이 맞는 글 작가님과 함께 이렇게 로맨스를 그리게 되어서 거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기분으로 임하고 있는데, 다음에 작품을 하게 된다면 제가 좋아하는 장르로 한번 연재를 해보고 싶습니다.

 

12. 웹툰 작가 지망생분들께 말해주고 싶은 본인이 생각하는 웹툰 작가는 무엇일까요?

창작자라는 게 무(無)를 유(有)로 만드는 사람들이잖아요. 어찌 보면 순간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들일 뿐 아니라 어떤 사람의 개인적인 감정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거든요. 그럴수록 늘 신경을 곤두세워 조심해야 하고, 또 그에 동반되는 심적인 고통도 많이 받을 수 있는 힘든 직업 중 하나가 웹툰 작가가 아닌가 해요.

그래도 때로는 작가의 작품으로 누군가에게 여러 가지를 결심하게 만들어줄 수도 있는 힘을 가진 분들인데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 정말 뿌듯하고 멋진 직업인 것 같아요.

 

 

13. 경험을 바탕으로 웹툰 작가 지망생분들께 웹툰 작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일단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다면 항상 끊임없는 자기 객관화를 가지고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자기 작품에 대한 프라이드를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라면 기꺼이 자존심을 꺾고 바꿀 수도 있는 용기요.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늘 점검하고, 어떤 부분이 나의 강점인지 늘 체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런 말을 하기엔 저도 아직 너무 부족한 것이 많지만요 하핳! 웹툰 작가는 엉덩이 싸움이라는데 멘탈 관리와 시간 관리도 그만큼 잘해주어야 할 것 같아요

 

14.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모든 직업군들이 그렇듯, 이 길 또한 가는 길이 쉽지는 않을 거라 생각이 들어요. 개중에는 저처럼 꿈만 좇아가는 것이 아닌 현실적인 부분들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분들도 있을 거고, 여러 가지 걱정들로 갈피를 잡지 못하는 분들도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힘든 와중에 도전을 하고 실패를 할 때면 어김없이 “나는 왜 이러지? 왜 이렇게 힘들까. 이 길은 내 길이 아닌가?” 하고 다시 동굴에 들어갈 준비도 하겠지만, 저의 경우 또 한 번 성장하겠구나 하고 바로 다음 계획을 짜기 시작해요. 지난 몇 년간 끊임없이 무언갈 도전하고 실패하고 깨진 결과, 꾸역꾸역하다 보면 그래도 하루에 1mm만큼은 나아가고 있었다는 걸 이제는 알기 때문이죠. 그건 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똑같을 거예요.

힘들었다면 그 경험에서 그게 무엇이든 무언가는 그만큼 꼭 얻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작업을 하면서 스트레스나 정신적으로 정말 힘든 상황들과 예기치 않게 직면할 때가 분명 오겠지만 그럴 때마다 나를 몰아세우기보다는 나는 할 수 있다 자신을 믿어주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면서 자신을 다독여주는 건 어떨까요? 그러다 보면 그렇게 달려온 내가 자랑스러워지는 순간이 올 거니까요. 우리 멘탈 꽉 잡자고요!

그동안 응원해 주셨던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언제나 노력하여 계속 발전해가는 작가 되겠습니다 ♥ 6년간 거의 먹여살리다시피 해주신 와이랩 아카데미 직원분들 정말 감사했습니다. 많이 사랑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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