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웹툰 <저주인형 김명자> 이개 작가 데뷔 인터뷰

네이버 웹툰 <저주인형 김명자> 이개 작가 데뷔 인터뷰

누구든지 각자 마음을 잘 지키면서 살아 나가면 좋겠습니다.

저는 나약한 사람인 만큼 주변의 도움도 정말 많이 받았어요.

저도 열심히 살겠습니다.

같이 잘 살아요.

지금까지 함께 해주신 분들과 더불어

 

1. 안녕하세요. 이개 작가님.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주인형 김명자> 글작가 이개입니다. 이런 기회가 와서 정말 기뻐요! 감사합니다!!

 

2. 웹툰 작가를 직업으로 선택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저는 길을 좀 돌아왔습니다. 제가 겁이 많아서요.^^;; 만화는 너무 좋아하는데, ‘아이고. 내가 어떻게 작가가 된담’ 싶은 마음으로 애니메이션 관련 회사에 취업해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애니 제작 과정도 똑같이 잘 모르는데 뭔 생각으로 지원한 건가 싶습니다. 취업에 완전히 눈이 멀어버린 거지요)

그런데 제가 회사에 다니다 보니까, 막내 땐 엄두도 못 내던 일을 5년 차가 됐더니 깔깔거리면서 쳐내고 있더라고요. 그때 확신 했습니다. ‘하니까 늘긴 한다.’ 그 단순한 말에 다다르는데, 저는 왜 이리 오래 걸렸을까요? 말씀드리다 보니 또 살짝 속상한데요….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 분이 이걸 보신다면 빠르게 용단을 내리시면 좋겠습니다.

하여튼 그 과정을 겪고 나니, 웹툰 작가로 도전하지 않으면 나중에 엄청나게 후회하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해보기라도 해야 실력이 늘고, 그래야 속이 후련해질 것 같아서요. 그래서 그때 언젠간 작가가 되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3. 어떻게 데뷔하시게 되었는지, 그리고 작품 준비 과정은 어떠했는지 궁금합니다.

결심할 무렵에 집손이 작가에게 말했습니다. 집손이 작가와는 대학 시절부터 알던 사이인데요, 논의 끝에 함께 작업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준비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회사에 다니던 중이라 온전히 쏟을 시간이 부족해서, 출근하기 전 새벽에 작품을 쓰고 퇴근하고 또 쓰는 생활을 이 년간 이어갔습니다. 주말에도 거의 그런 일들을 병행했었고요…. 그렇게 일곱 작품 정도를 썼습니다. 그중 마지막으로 적은 것이 <저주인형 김명자>였습니다.

 

4. 데뷔 소감은 어떠신가요?

열 몇 시간 장거리 비행기를 타고 내린 기분이랑 비슷한데요…. 그래도 비행 사고 없이 해외 공항에 잘 내렸고, 고단하지만 기쁘고 만사가 설렙니다. 파이팅 하겠습니다.

 

 

5. 데뷔 작품인 <저주인형 김명자>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명자는 의지만 앞서는 바보 저주인형입니다. 한 번도 사람을 저주해 본 적이 없고요. 명자도 다른 셀럽 저주인형들처럼 잘나가고 싶어 하는데요, 마침내 명자에게도 이제 처음으로 저주 기회가 생겨 여정을 떠납니다. 하지만 명자 앞에 기다리고 있던 건…

<저주인형 김명자>에서 확인해 주세요!

 

6. 매 화 자신만의 스토리 완성 과정을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시놉시스 상으로 큼직큼직한 줄거리는 세워 둔 상태인데요, 거기까지 도달하기 위해 가야 하는 세부 줄거리는 조금씩 조정하고 있습니다. 매 화를 짤 때 하는 생각을 말씀드리자면요.

평소에는 등장인물들을 보면서…. 이 애는 지금 무슨 기분일까를 우선 생각합니다. 그 후에 이런 말을 하고 저런 짓을 하겠지? 하면서 쭉 적어 보고요. 그렇다고 해서, 감정선만 생각하는 건 아니고 화수의 맥락 등을 생각했을 때 사건을 먼저 짤 때도 있습니다.

무엇을 우선순위로 적든지 화수에 들어갈 분량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써놓습니다. 저는 퇴고를 두 번 이상 하는데, 그때 많은 내용을 덜어내는 걸 좋아합니다. 분류해서 다음에 써야지 하는 것들도 열심히 쟁여놓고요…. 그다음 탈고해서 집손이 작가에게 보여주고, 회의를 합니다.

그다음 그림 콘티를 그리는데요, 콘티를 그리면서도 못마땅 한 작은 부분들을 퇴고합니다. 그 후 최종적으로 스토리를 완성합니다.

 

7. 스토리 작업하면서 어려움이 있다면?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고 계시나요?

써놓은 것을 폐기해야 하는 순간이 가장 슬픈데요…. 처음에는 어떻게든 쥐고 있으려고 집착했는데, 그게 전체 작업 과정에 독이 되는 것 같아서 일종의 프로세스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수치화된 절차는 아니고 주관적인 영역이지만, 글은 그런 부분이 크니까요….^^;;우선 글을 써놓고 나서 마음속에 찜찜함이 남아 있는지를 돌아보는데요. 후련하면 탈고해도 문제가 없고, 회의 때 의혹을 제기 받아도 변론이 잘 가능해서(?) 그냥 달려갑니다.

그런데 마음속에 의문이 남는다면…. 글의 찜찜한 부분에다 유머를 넣고 내용을 바꿔봅니다. 그 후에 반나절이 지나고 나서 다시 봐도 이 유머가 웃기면 통과시킵니다. 여기서 성공하면 오히려 독특한 에피소드가 되는 것 같고요,

이런 과정을 거쳤는데 유머조차도 억지텐션이고 이건 도저히 안 된다 싶으면 그냥 쿨하게 인정하고 새롭게 적는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8. 웹툰/만화를 공부한 경력(전공, 학원, 독학 등)이 어떻게 되시나요?

2017년도부터 이것저것 끄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가랑비에 옷 젖듯이 조금씩 해왔어요. ^^;; 그러다 2021년도에 와이랩 아카데미를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그림 공부도 접하게 됐고, 그때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지금 열심히 그림콘티도 그리고 있습니다!

 

9. 와이랩 아카데미를 어떻게 알게 되었고, 다닐 결심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집손이 작가를 보며 와이랩 아카데미를 알게 됐는데요, 다닐 결심을 본격적으로 한 것은…. 회사 일이 조금 익숙해져서 업무에 쓰는 시간이 줄어들었을 때 냅다 신청했습니다.ㅎㅎ 회사 일이 또 많아져도 어차피 그 후의 제가 알아서 하겠지 싶은 마음으로요….

 

10. 와이랩 아카데미에서 어떤 강의를 수강하셨고 소감은 어떠신가요?

김지원 선생님의 <웹툰 드로잉 기초> 강의를 수강 했습니다. 저한테는 정말 좋은 강의였어요. 그림 작가님과 소통할 수 있는 언어를 배운 느낌입니다…. 글로 써놓으면 아무리 애를 써도 설명이 어려운 지점들이 있었는데요, 그림콘티로는 소통할 수 있어서요. 정말 필요한 기초 필수 언어를 배운 외국인이 된 심정이랄까요…. 감사합니다.

 

 

11. 그동안 공부했던 것 중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무엇일까요?

전 다른 것보다 독서가 정말 도움이 됐습니다. 만화뿐만 아니라 고전들, 사회과학서, 과학 서적 등 아무거나 잡식하듯 읽었는데요, 안 읽혀도 성질 내면서 억지로 참고 읽을 때도 많고요, 내용의 절반도 이해 못 하면서 읽은 책들도 정말 많았습니다. 그냥 뇌로 고강도 스쿼트를 친다는 마음으로 했고요…. (그래도 부상은 안 당하니까요..) 책으로 쌓은 자산들이 도움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도움이 별로 안 됐다 싶은 것은…. 제가 작가가 된 소감을 말씀드리면서 이러는 게 우습긴 하지만, 남들의 성공 사례와 저 자신을 비교하면서 과하게 자책할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공부할 때 먼저 데뷔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왜 나는 저렇게 못 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저도 저만 할 수 있는 걸 파악해서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온 느낌입니다. 제가 소화하기에 벅찬 장르가 있다는 걸 준비할 때 좌절하며 깨달았고, 또 반면에 저만 가지고 있는 코어한 부분이 있다는 것도 이젠 조금은 알게 됐어요.

(남의 성공 사례와 저 자신을 비교하는 것과는 별개로, 사람들끼리 모여서 하는 합평은 괜찮았습니다. 고통스럽지만 배우는 게 많았거든요. 합평하다 보면 서로 취향에 따라 이런저런 평가가 오가는데, 그때 ‘남들은 안 파지만 저만 파는 고유한 영역’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런저런 것들이 있지만, 가령 각자 꽂힌 장르가 다르거나 하는 식이죠…. 저는 죽어라 시트콤만 파는 인간이란 걸 깨달았어요. ^^;;)

 

12. 프로 웹툰 작가로서 현재 가진 포부는 어떤가요?

연재는 장거리 여행 같습니다. 행복한 일도 많겠지만 위기도 닥칠 것이고, 그 위기를 잘 극복해서 잘 완주하고 싶고요. 그러고 나면 또 여행을 떠나고…. 그렇습니다. 그런데 무사히 이 여정에서 돌아올 수는 있겠죠? 파이팅….

 

13. 앞으로 하고 싶으신 작품은 어떤 작품인가요?

앞에 말씀드렸지만 저는 시트콤을 좋아합니다. <저주인형 김명자>도 여러 장르와 시트콤을 섞는 데서 시작했고요, 다음에도 시트콤에 다른 장르를 섞은 작품들을 하고 싶어요. 가령 시트콤 + 범죄물(피카레스크 물) 느낌은 어떨까요? 빅뱅 이론 + 종이의 집 같은 걸로요, 약간 얼빠진 천재들이 이론적으로는 완벽하지만 나사 빠진 바보짓을 하고 다니는, 그런 느낌의 작품으로요.

 

 

14.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 수강생들에게 웹툰 작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는 사람 자체가 나약합니다. 그리고 전 이런 저를 인정했습니다.. (성숙한 결정이라기보단 안 하면 저만 손해라서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누구라도 힘든 시절은 찾아오게 돼 있고, 자신만의 우울함 탈출 방법을 꼭 만드시면 좋겠습니다. 저도 우울할 때는 무슨 작업을 하던 전부 태가 나더라고요. 그런 시절을 겪고 나서는 우울해지지 않기 위해 온갖 것들을 찾아 헤맸는데, 가장 좋았던 건 달리기입니다.

웬 달리기 같은 소리냐 하실 수 있겠지만, 여러 가지 공부 방법은 저보다 뛰어나신 분들이 많이 알려주셔서요…. 저는 오로지 우울함에서 탈출할 방법으로 달리기를 한 번 더 강력하게 추천해 드립니다. 달리기를 시작하고 저도 이 작품을 적었습니다. 속는 셈 치고 달려보시면 좋겠습니다. ^^;; 물론 처음엔 전력 질주 말고 산보하듯이요!

 

15.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옛날 학교 미술 수업 시간에, 선생님께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사람마다 눈으로 빛을 받아들이고 보는 게 달라서 그림이 다 제 마음대로 인 거라고요. (정확히 이런 말은 아니고 더 멋있었던 말 같은데, 죄송합니다)저 말이 지금도 종종 기억나요. 누구든지 각자 마음을 잘 지키면서 살아 나가면 좋겠습니다. 저는 나약한 사람인 만큼 주변의 도움도 정말 많이 받았어요. 저도 열심히 살겠습니다. 같이 잘 살아요. 지금까지 함께 해주신 분들과 더불어, 이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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